2023-07-04

하브루타 미술교과서 - 내가 찾던 미술교육을 만나다

혼자서 그림을 배우는 우리아이

초등학교 입학 전 친구들은 미술학원을 많이 보내는데 나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우리아이를 미술학원에 보내고 싶지 않았다. 미술학원에 가면 똑같은 그림을 배워올 것 같았다. 아이는 친구들과 같이 미술학원에 다니고 싶어했지만 아이에게 너는 그림을 좋아하고 잘 그리니까 미술학원에 갈 필요가 없다고 설득했다. 그리고 너만의 스타일로 그려보라고 했더니 자기만의 그림스타일을 발달시켜갔다.

그러다 초등학교 중학년이 되서는 친구들의 그림이나 유투브의 그림을 따라 그리기 시작했다. 친구의 그림과 자기의 그림을 비교하기도 하고 그리고 싶은 그림을 인터넷을 통해 찾아 배우기 시작했다. 어릴 때는 여자아이만 열심히 그리더니 남자아이도 그리고, 영화나 책에 나오는 캐릭터를 그리기도 하고, 어느날은 입체를 그리겠다고 명암을 넣기도 했다. 아이의 그림 스타일이 변해가는 모습도 재미있고 관심이 옮겨가는 과정도 보였다. 

하브루타 미술교과서를 만나다

그렇게 막연히 스스로 자신의 스타일로 그림을 그려라라고만 했었는데 어느날은 학교의 미술선생님이 선생님 스타일로 그림을 그려야 잘 그렸다고 한다는 것이다. 미술은 창의력을 인정받아야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학교의 미술수업만 따라가다가는 아이는 선생님의 그림스타일만 배워올 것 같았다. 그래서어떻게 하면 아이와 상상력을 키우는 미술 시간을 갖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가 하브루타 미술교과서를 만나게 되었다. 

하브루타 미술교과서

하브루타의 핵심은 질문이다. 질문과 토론을 통해 사고를 넓힐 수 있게 된다. 하브루타 미술교과서는 유대인의 하브루타를 미술교육에 접목했다. 하브루타 미술교육은 그림책을 읽고 그림책의 내용과 그림에 대해 질문을 통해 상상력키우고 생각을 넓혀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도록 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그것을 자기만의 작품으로 완성하는 것이다.

하브루타 미술교과서의 저자가 하브루타 글로벌 인재 양성 교육포럼에 참가하여 만난 강연자 헤츠키 아리엘리는 이스라엘 영재 교육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하브루타 교육의 세계적인 석학이다. 헤츠키 아리엘리가 설명하는 하브루타 질문의 프로세스는 3단계를 거친다. 낮은 단계 (LO), 중간 단계(MO), 높은 단계(HO)로 생각하는 과정이다. 낮은 단계는 단편적인 질문을 통해 정보를 찾는 단계이다. 중간 단계는 흥미도에 따라 높은 지식으로 넘어가거나 완전히 다른 분야로 넘어가기도 하는 창의적인 시작 단계이다. 높은 단계는 분석적 사고와 새로운 발견을 하기에 이르는 단계이다. 이것을 질문 확장법이라고 한다.

헤츠키 아리엘리의 질문 확장법을 미술교육에 적용했는데 첫번째 단계로 내용질문을 하고 두번째 단계에서는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가정하고 상상하는 심화질문을 한다. 세번째 단계에서는 자신의 실생활에 적용해보는 단계이고, 네번째 단계는 독창성 질문으로 어떻게 남과 다르게 표현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단계이다. 질문을 통해 스스로 생각하게 하고 창의적생각을 끌어내 그림으로 표현하도록 한다.

7세 이전까지 창의력, 직관력, 감각적 능력을 담당하는 우뇌가 발달하는 시기라고 한다. 탈무드에도 "평생을 가르치려면 어릴때 맘껏 뛰어놀게 하라"라는 말이 있다. 이 말처럼 유대인 부모들은 창의력과 직관력을 관장하는 우뇌를 발달시키기 위해 놀이가 호기심을 자극하는 시기인 7세 이전에는 음악이나 미술 등의 예능 교육을 시키고 아이들을 마음껏 놀게 한다고 한다. 음악교육도 악기를 가르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틀려주며 자연스레 다양한 음악을 접하게 하고, 미술도 놀이로 접근해 끊임없이 질문하고 대화하며 가르친다.

앤띵

앨빈 토플러는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지금 과거와 똑같은 교육을 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원을 열심히 보내는 주변 엄마들을 보면 앨빈 토플러의 말이 자꾸 떠오른다. 이미 인공지능이 우리 생활에 들어와 있는 지금은 더이상의 지식교육이 아닌 창의성을 위한 교육을 해야하지 않겠는가. 

앞으로 아이의 교육에 필요한 건 "독서와 여행" 두가지라고 생각했는데 하브루타 미술시간을 추가한다. 하브루타 미술교과서는 미술학원을 기피한 내가 직접 시도하고 싶은 미술교육이다. 7세가 넘은 초등 아이지만 일주일에 1회 이상 하브루타 미술시간을 가져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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