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더 씨 비스트(The See Beast)라는 전체관람가 가족 애니메이션을 아이와 함께 봤다.
초반에 비스트 헌터들의 이야기가 나오길래 어린 메이지가 비스트 헌터의 배에 몰래 탈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 비스트 헌터의 배를 타고 사냥하다가 시련을 겪는 이야기로 상상해봤지만 모든 사람이 무서워하는 비스트를 편견을 갖지 않고 보던 메이지는 비스트와 교감하며 역사의 왜곡을 직감한다.
함께 보던 아이는 파랑이의 등장에 흥분하더니 주인공 메이지처럼 파랑이를 펫으로 삼고 싶다고 했다. 가족 애니메이션인 만큼 어린이의 감성도 잘 알고 있었다.
더 씨 비스트의 파랑이 |
빨강이 비스트 덕분에 메이지와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긴 제이콥은 어렵게 비스트가 적이 아님을 받아들였지만 선장을 설득하는데에는 실패하고 만다. 선장은 3대째 비스트 사냥을 하는 배의 선장으로 명성을 날린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업적을 물려 받은 신념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메이지는 왕과 왕비의 앞에서 모든 사람의 앞에서 역사가 왜곡되었고 비스트가 먼저 공격한 것이 아님을 이야기 한다. 누군가의 욕심에서 시작된 거짓과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과 비스트가 죽었다. 하지만 눈앞의 빨강이와 메이지에 의해 결국 비스트의 일방적인 공격이 아니었고 사람들의 공격에 대한 방어였음을 모든 사람이 알게 된다. 영화에서는 오래된 거짓이 밝혀지고 새로운 진실을 받아들이는 부분을 심도있게 다루진 않았지만 선장도 진실을 받아들이는 장면을 통해 비스트와 사람과의 전쟁은 끝났음을 알 수 있다.
더 씨 비스트의 명장면 |
앤띵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이, 믿고 있는 사실이 진실이 아닐 수 있다.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이야기를 지어내고 사실임을 강요하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는 역사가 왜곡될 수 있다. 일본이 왜곡된 역사를 가르친다, 우리의 역사도 왜곡되었다는 말을 많이 들어왔다. 역사학자들이 역사를 연구하고 진실을 이야기 할 때 이미 믿고 있는 사실과 다르다면 새로운 진실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드러난 진실 앞에 그 동안의 잘못된 신념으로 살아온 시간과 희생이 허무할 수 있다. 세상의 많은 이해관계로 인해 새로운 진실이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다. 지동설을 주장하던 갈릴레오 시대도 그랬다. 알고 있던 믿음과 다른 새로운 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겠지만 진실을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 우선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진실을 받아들이고 신념을 바꾸기 까지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더 씨 비스트에서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기 위한 용기와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메이지의 능력이 돋보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기도 하다. 오랜 시간동안 알고 살아온 사실이 거짓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설득할 수 있는 능력, 우리 아이가 커서 살아가야 할 세상에서 꼭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