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일부터 통학버스를 타고 새로운 시골초등학교 3학년에 다녔다. 첫날부터 통학버스를 타고 적응하기로 했다. 아이의 반은 자기 포함해서 8명이라고 했다. 남자아이 3명 여자아이 5명인데 그나마도 코로나에 걸려 다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3월엔 일요일과 수요일 저녁에 코로나 자가검진해야 했다. 학교에서 금요일마다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받아왔다. 시골이라 코로나가 적을 줄 알았는데 확률로 해보면 거의 50%가 코로나에 걸린 경험이 있었다. 인원이 적다 보니 한명만 걸려도 확률이 높았다. 일주일에 두번씩 검사를 하며 매일 등교를 했다.
피아노, 오카리나, 방송댄스, 캘리그래피, 음악줄넘기, 사물놀이, 코딩, 아크로바틱, 영어, 놀이체육, 뉴스포츠의 다양한 방과후활동이 있었는데 매일 두 세 시간씩 방과후 활동이 진행되었다. 3학년과 4학년이 같이 진행이 되서 4학년 언니오빠와도 친하게 되었다. 방과후 활동과 별도로 일주일에 한번 동아리 활동을 했다. 이 시간에는 1학년부터 6학년까지 함께 해서 선후배를 만날 수 있었다. 시골학교에 다닌지 몇주가 지나자 4학년, 5학년, 6학년 언니 오빠들 이야기도 자주 했다. 아이들이 적어서 이런 방과후활동을 무료로 매일 할 수 있는 건 시골학교의 장점이다. 형제자매가 없는 우리아이가 선후배 관계를 통해 언니, 오빠, 동생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도 이기적이지 않은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우리 마을 답사
체험학습 시간에 보낸 엽서 |
3월 어느 날, 선생님과 사회활동으로 진행된 우리마을 답사시간에 학교 주위에 있는 관공서를 직접 찾아가 기관의 역할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작은 선물까지 받아왔다. 새마을금고에서 장난감을 선물로 받기도 하고, 경찰서에서는 경찰차도 타 봤다고 했다. 우체국에서는 집으로 엽서쓰기를 진행해서 다음날 집에 엽서가 도착하기도 했다. 집주소를 모르는 아이들에게 아버지 이름만 써도 된다고 했다고 했다며 자기는 주소를 아는데 주소를 모르는 친구도 있었다라고 했다. 시골학교로 전학오면서 우리집 주소에 대해 알려 줬던 걸 기억했던 것이다. 아버지 이름만 써도 편지가 도착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이 적게 사는 우리 시골이라 가능한 재미있는 일이다. 선생님께서 아이스크림도 사줘서 너무 좋았다고 마을 답사 시간을 즐겁게 보내고 왔다.
진달래 화전 만들기
학교 뒷산이 있는데 선생님과 친구들과 함께 가끔씩 산책을 나가곤 했다. 4월 어느 봄날, 뒷산을 산책하다가 진달래가 많이 피어 있어서 진달래꽃을 따서 진달래 화전을 만들어 먹고 몇개를 집으로 들고 왔다. 집에 오자마자 진달래화전 만드는 과정을 줄줄 이야기 했다. 진달래꽃을 물로 깨끗이 씻고 키친타올로 물기를 제거해 놓고 찹쌀가루를 익반죽해서 동그랗게 빚은 다음 납작하게 눌러 후라이팬에 놓고 익으면 뒤집은 후 진달래꽃을 붙이고 익으면 꺼내는 거라고 했다. 진달래화전 만드는 과정을 알게 되었으니 엄마에게 진달래화전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했다. 너무 신나있는 아이와 함께 어디에 진달래가 많은지 동네 할머니에게 물어서 진달래꽃을 따러 갔다. 진달래꽃을 딸 때도 조심조심 예쁘게 따야 한다고 했다. 학교에서 만들었던 대로 자기가 하겠다고 엄마는 보고만 있으라고 하고는 진달래꽃을 조심조심 씻어 물기를 닦더니 열심히 익반죽도 했다. 너무 기특하고 귀여워 보고만 있었더니 그럴싸하게 진달래화전을 만들었다. 아이가 만든 진달래화전을 엄마랑 맛있게 먹는 시간을 너무 즐거워하니 기분이 좋았다.
단오체험
단오체험으로 창포물에 머리감기 |
단오에는 친구들과 씨름을 하고, 창포물에 머리감으면 머리가 건강해진다는 설명을 듣고 친구들이 모두 머리를 감아보는 체험을 했다. 부채와 장명루를 만들어와서 얼마 전에 태어난 사촌 동생의 건강을 빌며 장명루를 선물해주기도 했다. 요즘에는 설날과 추석 이외의 명절에 대해 잘 모를 수 있는데 단오체험을 여러가지를 하고 오더니 단오에 대해 줄줄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책으로만 단오를 배운 것과 차원이 다른 배움을 느꼈던 것이다.
직접 농사진 감자로 감자튀김 만들기
집에서 아이가 직접 만든 감자튀김 |
학년마다 학교 텃밭이 있었다. 정해진 자리에 선생님과 여러 농작물을 심고 키웠는데 3월엔 감자를 심는다고 했다. 6월이 되니 감자를 캐서 감자튀김을 하겠다고 필러를 준비하라고 했다. 필러가 위험할 수도 있는데 조심해서 아이들 스스로 감자를 깎아서 자르고 감자튀김을 만들었다. 여러 가지 맛의 스프가루도 준비해서 찍어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고 집에 온 아이가 감자튀김을 하자했다. 학교에서 맛있게 만들어 먹은 걸 자꾸 집에서 하자고 한다. 주말에 햇감자를 캐서 아이가 직접 학교에서 배운대로 감자튀김을 했다. 학교에서 배웠다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해야한다고 하며 하는 모습이 너무 대견스러웠다. 감자를 두번 튀겨야된다면서 더운 날씨에 아이가 땀흘리며 튀겨낸 감자튀김은 정말 맛있었다.
옹기 항아리와 고추장 만들기
아이가 직접 만든 고추장과 옹기 항아리 |
9월 어느 날 옹기 항아리 체험을 간다고 했다. 자신의 항아리를 만들었는데 구워야해서 한달 후에 고추장만들기 체험을 하고 거기에 넣어올 거라고 했다. 한달여 후 같은 곳으로 고추장 체험을 갔고 집에 올 때 고추장을 담은 귀여운 항아리를 들고 왔다. 항아리 만드는 체험으로 끝나지 않고 항아리에 고추장을 보관하는 활동으로 연계되어 진행된 것에 감탄이 나왔다. 항아리에 자신의 싸인을 넣었다는 아이의 생각이 재미있었다.
한가위 명절 체험
한가위체험으로 쉽게 할 수 있는 송편 만들기 뿐만 아니라 옛날 도구들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절구로 떡매 치기와 다듬이 체험, 지게와 물지게 지기, 되에 곡식 담아보기, 물레 돌려보기, 목화솜에서 씨앗 빼기 등 일상에서 하기 어려운 옛날체험을 다양하게 할 수 있었다. 인원이 적기 때문에 우리아이가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많아서 좋고 다양한 체험이 준비되어서 좋았다. 선생님의 활동사진과 아이의 입을 통해 알게 되는 체험활동이지만 다채롭고 알차게 진행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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