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살이를 시작하고 학기시작하기 전까지 한달의 시간이 있었는데 그 기간을 새로운 곳을 구경하기도 하고 새로운 음식을 먹어보며 지냈다. 바로 학기가 시작하지 않고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계획한 걸 잘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달을 즐겁게 보내도 적응앓이는 그냥 넘어가지 않았다.
해외살이를 결정할 때 적응을 잘하는 아이라 걱정이 덜 했다. 아이가 어디에서든 적응을 잘 한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활발하게 잘 지내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만의 탐색기를 거친 후부터는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첫번째 적응앓이 고열
해외살이를 시작한지 한달이 지나도록 아프지도 않고 잘 지내길래 잘 적응한 줄 알았다. 하지만 새해가 시작되면서 아이가 열이 나기 시작했다. 아직 국제학교 학기는 시작하지 않았는데 학기 시작 일주일을 남기고 아이가 아프니 걱정이 되었다. 해열제를 챙겨왔기 때문에 병원이나 약국을 가지 않고 상비약을 먹이며 아이가 쉴 수 있게 해줬다. 타이레놀 덕분에 다행히 학기를 시작하는 첫날은 상태가 호전되어 등교를 할 수 있었다.
두번째 적응앓이 장염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미열이 가끔씩 올라오기도 하고 자주 배가 아프다고 해서 약국에서 장염약을 지었다. 그리고 해외에서 처음 아픈 아이가 혹시 장염이 아닐 수도 있으니 클리닉도 가보기로 했다. 클리닉에서 열재고, 청진기 진찰, 혈당체크 등 진찰을 하더니 장염이 맞다했다. 혈당체크가 아팠는지 아이는 왜 피를 뺐냐고 투덜댔다. 다른데 아픈 게 아니고 장염으로 생각하기로 하고 집에선 밥과 미역국만 먹고 간식도 자제했더니 증세가 조금씩 호전되었다.
세번째 적응앓이 충치
그런데 이번에는 이가 아프다고 했다. 원래 충치가 잘 생기는 편이었기 때문에 해외살이 출국하기 한달 전에 충치치료를 받고 왔다. 일년은 충치없이 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충치 치료한지 세달도 되기 전에 이가 아프다고 할 줄은 몰랐다. 아이의 일은 예측하는 것이 아님을 다시한번 깨달았다. 충치를 치료하기 위해 치과를 검색해서 충치치료를 받았다. 치과 기계가 최신은 아닌 것같아 걱정했지만 다행히 한국말도 간간히 해주는 친절한 선생님이 정성껏 치료해주셨다. 충치치료를 했지만 충치가 깊었기 때문에 며칠동안 아플 수 있다고 했다. 아플 수 있다고 해서 아이가 아프다고 해도 원래 아픈 거라고 하며 보낸 기간이 3주가 넘는다. 거의 한달을 아프다고 해서 치료가 잘못된 건가 싶었지만 조금씩 나아져서 괜찮아졌다.
충치가 생기면 이렇게 아픈거니 단것을 덜 먹기로 하고 식사와 간식을 먹은 후에는 양치질을 꼼꼼히 잘하기로 여러번 약속했다. 오랫동안 아팠으니 양치질에 대한 중요성을 제발 스스로 잘 깨닫길 바란다.
앤띵
고열로 시작해서 장염을 거쳐 충치치료까지 한달이 넘게 고생한 아이가 안타까웠지만 잘 이겨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여기저기 아팠던 것 같다. 해외살이를 시작하고 첫 새해를 맞아 외지에서 건강하기를 바랐던 새해 소망이 떠오른다. 년초에 크게 아팠으니 한해를 건강하게 보내 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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